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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물박사 : 브라질 상파울로미술관에서 <한국도자기 600년 특별전>이 지금 열리고 있는데요. 조선시대 분청사기가 11점 출품되어 현재 브라질에 가 있습니다. 분청사기는 조선시대에 제작되던 도자기인데요. 고려시대 말부터 제작되어 임진왜란을 전후해서 그 생산량이 많이 줄기 시작해 16세기 중반 이후서부터는 생산이 중단된 도자기입니다. 분청사기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청자에 하얀 백토를 씌운 도자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청자처럼 분청사기도 흙으로 구워 만드는데요, 청자하고는 다르게 흙으로 구운 도자기 표면 위에 하얀 흙을 바른 뒤 무늬를 새기거나 그려 넣거나 해서 다시 구워냅니다. 하얀 흙을 도자기 표면에 바른 뒤 어떻게 무늬를 표현하느냐로 그 이름을 분류해서 부르는데요, 예를 들자면 '분청사기 상감 모란무늬 대접'이라고 하면 상감기법으로 만든 분청사기를 말하는 거고 ‘분청사기 인화 국화무늬 병’ 같은 경우에는 인화기법으로 국화무늬를 도자기 표면에 넣어 만든 분청사기가 되는 거죠.
- 분청사기 모란무늬 항아리ㅣ조선ㅣ국립중앙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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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물박사 : 사실 분청사기는 넓게 보면 고려청자의 아우 같은 도자기입니다. 특히 고려청자의 상감기법을 이어받아 새롭게 탄생된 도자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분청사기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역사적인 배경을 설명해 드리는 게 더 빠를 것 같은데요.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분청사기는 널리 쓰이게 되었는데요, 고려청자 같은 경우는 전라남도의 강진이나 전북의 부안 같은 지역의 '관요'에서 나라의 관리와 규제를 받으며 생산되었습니다. 그런데 고려가 멸망하면서 나라가 혼란스러워지자 강진이나 부안 같은 해안지역에 왜구들이 자주 침입해오게 됩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일하던 도공들이 전국으로 흩어져 여기저기에 가마를 만들어 도자기를 자유롭게 굽기 시작하는데요, 계룡산이나 무등산 같은 산간지방으로 많이들 옮겨가게 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곳에서 강진이나 부안만큼 좋은 흙을 구할 수 없다 보니까 도자기의 표면이 거칠게 제작되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투박하고 거친 도자기의 표면을 감추려고 도자기의 표면에 하얀 흙을 바르기 시작하면서 분청사기가 널리 제작되고 유통되기 시작한 게 아닌가 하고들 추측합니다.
- 분청사기 귀얄무늬 병ㅣ조선 15세기ㅣ국립중앙박물관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