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 가을이 되면 수학여행이나 현장체험학습 차 온 학생들이 박물관 전시실을 메운다. 개중에는 교과서에서 봤던 유물들이 신기한 이들도 있을 것이고 빨리 이 시간을 때우고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해설사 선생님이 각 유물의 중요한 역사적 배경, 의미 등을 설명하지만 그것들이 무엇에 쓰였는지 무슨 그림이 새겨졌는지 제대로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시품을 관찰하고 그들의 배움에 진정으로 의미 있는 관람이 되게 할 방법은 없을까? 이번 호 웹진에서 취재한 국립중앙박물관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청소년 박물관 탐구반>에서는 이와 같은 질문의 답변에 충실하고자 애쓴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이윽고 본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인 유물 도면 그리기를 위한 실측이 시작되었다. 디바이더, 캘리퍼스, 바디 등 다양한 실측 도구를 이용한 유물의 크기 측정 작업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특히 곡면이 많아 실측이 쉽지 않은 백자 항아리를 맡은 모둠은 진땀을 흘리며 실습에 몰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모눈종이에 맡은 유물의 측정결과와 관찰을 토대로 정성스레 도면을 그려나갔다. 어설프지만 잠시나마 박물관의 학예연구사가 되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였다. 이렇게 그린 도면을 활동지에 붙이고 나면 나만의 유물카드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수업의 마지막 단계로 전시실을 관람한 후 각 모둠별로 담당했던 유물에
이번 프로그램의 내용을 구성하기 위해 교육과 담당자들은 실재 유물실측과 도면 그리기 등의 경험이 풍부한 학예연구사들과 수차례 회의를 진행하며 내용을 거듭 수정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실재에 거의 가까운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도구 하나에서부터 진행과정 하나까지 시뮬레이션을 하며 면밀히 검토한 끝에 <청소년 박물관 탐구반> 프로그램이 출발하게 되었다. 여태까지 본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번 체험으로 박물관에서 전시품을 감상할 때 좀 더 상세히 관찰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으며 유물이나 박물관에 대한 흥미도도 높아졌다고 한다. 앞으로도 이렇듯 박물관 교육프로그램이 좀 더 정밀하고 획기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진다면 한층 더 효과적인 박물관의 ‘교실 밖’ 교육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