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NE

46호


뮤진 확대경

  • 이번 뮤진의 집중탐구 유물은 무엇일까요?
  • 숨김과 드러냄의 매력
  • 반가사유상
  • 새로운 시각의 유물탐구 전시
  • 손
  • 눈
  • 얼굴
  • 몸
  • 다리
<뮤진 확대경> 코너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 뮤진은 2013년 새 개편을 맞아 <뮤진 확대경> 코너를 신설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물 하나를 선택하여 집중 탐구해 보는 <뮤진 확대경>은 초 근접 촬영한 실사 이미지를 통해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유물의 세밀한 부분까지 상세하게 관찰해 보는 코너입니다. 뮤진에서 준비한 확대경을 통해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의 유물 탐구 기회를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호 뮤진 확대경을 통해 본 유물은 금동반가사유상(국보83호)입니다. 전시실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반가사유상이 지닌 지닌 숨김과 드러냄의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손
  • 눈
  • 얼굴
  • 몸
  • 다리
  • 손-작은 손 하나에도 사실적인 묘사와 관념적인 표현을 아우르는 제작자의 노련함

    가늘고 긴 손가락과 편평한 손바닥을 지닌 오른손입니다. 손에 힘을 빼고 손가락을 위로 치켜들어 얼굴을 받치고 있네요. 손톱의 묘사가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벌어지며 구부러진 넷째 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이 편안해 보입니다.

    단정한 손톱 끝이나 부드러운 손가락 관절표현은 실제 모델이 있었던 것처럼 사실적인 느낌을 줍니다. 금동이라는 재질이 의심스러울 만큼 부드러운 표현력입니다. 그런데 손바닥과 손목의 세부 묘사는 생략되어 있네요. 덕분에 유연한 손가락 마디의 표현이 더욱 돋보입니다. 작은 손 하나에도 사실적인 묘사와 관념적인 표현을 아우르는 제작자의 노련함이 엿보입니다.

  • 눈-생략한 듯 간소화시킨 광대와 이마의 묘사가 세밀한 선으로 강조된 또렷한 콧날과 눈의 표현에 대조적인 어울림

    이번에는 가늘게 뜬 오른쪽 눈의 모습이네요. 옆으로 길게 뻗어나간 눈 꼬리가 위를 향합니다. 둥그렇게 모양을 갖추어 입체적인 느낌을 주는 눈동자는 두터운 눈꺼풀 속에서 아래를 응시합니다. 마치 명상 중 눈을 반만 뜨고 집중한 모습 같습니다.

    탄력 있게 휘어진 눈썹 뼈는 도톰한 선으로 얼굴에 입체감을 부여합니다. 생략한 듯 간소화시킨 광대와 이마의 묘사가 세밀한 선으로 강조된 또렷한 콧날과 눈의 표현에 대조적인 어울림을 이룹니다. 자칫 밋밋한 느낌이 들 수도 있는 얼굴은 편안한 표정으로 관람자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 얼굴-둥글고 편안한 얼굴에 선명하게 묘사된 이목구비는 현실의 세계와 관념의 세계를 아우르는 느낌

    얼굴 전체에서는 유독 선적인 표현이 눈에 들어오네요. 감은 듯 뜬 듯 신비로운 눈도, 곧게 뻗은 콧날도, 선명한 인중도, 입 꼬리가 올라가 미소 짓는 듯 입술의 표현도 모두 선으로 강조되어 있습니다. 둥글고 편안한 얼굴에 선명하게 묘사된 이목구비는 현실의 세계와 관념의 세계를 아우르는 느낌입니다.

    오른쪽 볼에 닿은 손가락은 관람자의 시선이 얼굴 중심부를 향하게 만들어줍니다. 얼굴 길이를 다 덮는 귀의 표현에서 유독 강조된 귓불은 감상의 시선이 밖으로 흐르는 것을 차단해 줍니다. 여러 장치에 의해 중앙으로 모아진 시선은 부드러우면서 날카로운 표정에 한참 머무르게 됩니다.

  • 몸-왼쪽 무릎 위에 오른쪽 발목을 올린 반가좌 자세는 신체의 무게중심을 약간 앞으로 이동시키며 편안한 느낌

    몸통의 모습입니다. 가늘고 긴 느낌을 주는 몸통은 유려한 동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양 어깨의 둥근 곡선은 전체적인 인상을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왼쪽 무릎 위에 오른쪽 발목을 올린 반가좌 자세는 신체의 무게중심을 약간 앞으로 이동시키며 편안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전체 비율에 비해 긴 양 팔이 만들어낸 각도는 관람자의 시선을 위아래로 분산시킵니다. 이로써 단순하지만 탄탄하게 동세가 표현된 몸통은 자연스럽게 얼굴과 다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 다리-층층이 늘어진 옷감은 좌대에서 멀어질수록 입체감을 더하여 적어도 3단계 이상의 부조 솜씨를 보여줍니다.

    이제 다리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왼쪽 무릎 위에 자연스럽게 올린 오른쪽 다리 근육의 표현이 강조되어 있네요. 허리춤을 두른 하의가 여러 층을 이루며 하체를 감쌉니다. 날카로운 세부 묘사로 시선을 끄는 하의의 표현은 부드러운 덩어리 감을 지닌 신체에 리듬감을 더해주네요. 겹겹으로 층을 이룬 하의를 묘사하는 선들은, 섬세한 손가락 . 발가락 표현과 비슷하여 조각의 유기적 통일성을 이룹니다.

    층층이 늘어진 옷감은 좌대에서 멀어질수록 입체감을 더하여 적어도 3단계 이상의 부조 솜씨를 보여줍니다. 연꽃을 간략화 시킨 화판을 디딘 왼 발은 전체 조각의 무게 중심을 각 연꽃잎으로 분산시키며 조각을 화려하게 마무리합니다.

이번호 <뮤진 확대경>이 관찰한 유물은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입니다. 박물관에서든 책에서든 한번쯤은 만난 적이 있었던 모습이 새롭지 않으셨나요? 전시실에서 다시 금동반가사유상을 만나게 되면, 스스로의 확대경으로 유물을 관찰해주세요.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유물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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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국립중앙박물관 문화교류홍보과 MUZINE 편집실 / 원고편집 및 정리-국립중앙박물관 문화교류홍보과 MUZINE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