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넓은 사유와 유려한 문장으로 우리 옛 건축에 생명을 불어 넣는 건축학자 김봉렬 교수님을 만났다. 여름을 향해 치닫던 유월의 어느 봄날, 인터뷰를 위해 찾은 한국종합예술학교 석관동 캠퍼스 미술원 건물에 자리한 교수님의 연구실에는 고전과 현대물을 가리지 않고 철학, 역사, 미술,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있어 소규모 인문학 도서관을 방불케 했다. 군데군데 놓여있던 몇 개의 건축 모형과 스케치, 그림 몇 장이 이 공간의 주인이 건축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고 어렴풋이 짐작케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