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미국 클리블랜드 박물관 한국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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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아시아문명박물관(The Asian Civilisations Museum)은 1993년 싱가포르 국립 문화유산위원회(National Heritage Board)의 지원 하에 싱가포르 역사박물관, 싱가포르 미술관과 함께 3대 국립 박물관·미술관의 하나로서 설립된 싱가포르의 대표 박물관 중 하나다. 아시아문명박물관이 사용하고 있는 현재 건물은 싱가포르 강을 마주하고 있는 신고전주의 양식의 아름다운 건축물로 1867년에 지어져 오랜 세월 동안 정부 관청으로 사용되었던 역사적인 건물이기도 하다. 아시아문명박물관은 싱가포르의 다민족 사회를 형성하는 데 이바지한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이슬람 세계 등 다양한 아시아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을 중요한 임무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동남아시아 현지인과 외부 이주민, 특히 중국계 이주민 사이의 결혼으로 형성된 혼합문화와 그 예술을 전시하는 페라나칸박물관(The Peranakan Museum)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 이미지 아시아 미술품에 대한 애정

    국립중앙박물관은 아시아문명박물관과 협력하여 2013년 페라나칸박물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특별전 <싱가포르의 혼합문화, 페라나칸>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바 있다. 이 전시는 중국계 말레이시안 페라나칸 만의 독특하고 이색적인 미감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공예미술품들의 집합으로 이목을 끌었었다. 한편, 이에 대한 교환전시로서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4월 22일부터 7월 23일까지 싱가포르 아시아문명박물관에서 특별전 <조선왕조의 예술과 문화 Joseon Korea: Court Treasures and City Life>를 개최중이다. 본 특별전은 보물 제1487호 ‘서직수 초상’등 보물 3건과 등록문화재 1건을 포함하여 총 120건 248점이 출품되는 대규모 전시로 한국과 싱가포르 사이의 친선과 문화교류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더욱이 동남아시아 한류의 거점인 싱가포르에 한국 전통문화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최초의 전시라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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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실의 생활’, ‘양반 계층의 삶’, ‘자연에서 꽃피운 예술’, ‘한양의 거리’, ‘신성한 공간’ 등 총 5부로 구성된 특별전 <조선왕조의 예술과 문화>는 오늘날 한국 문화의 바탕이 된 조선시대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로 조선왕조의 국왕을 비롯한 왕실의 문화부터 백성들의 삶과 문화에 이르는 당시의 다양한 삶의 풍경을 담고 있다.

  • 이미지 배경 배경 클리블랜드 박물관의 한국미술품

    1부 ‘왕실의 생활’에서는 국왕을 정점으로 하는 체계적인 중앙집권적 관료 체제를 갖추어 국가를 통치했던 조선왕조의 문화를 화려하고 정교하게 그려진 궁중 행사도, 높은 수준의 기록문화를 보여주는 의궤 등으로 만나 볼 수 있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우수성을 뽐내고 알린다. 그 중 특히 1795년 정조의 화성 행차를 그린 ‘화성원행도권’은 정조와 혜경궁의 반차 행렬을 기록한 채색 두루마리 그림으로, 가로의 길이가 45m에 달하는 대작이다. 아버지에 대한 효심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백성들의 생활상을 살펴보는 기회이기도 했던 정조의 화성 행차가 자세하고 생생하게 드러나 있는 이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장식적인 금니의 사용 등이 특징이다.

  • 이미지클리블랜드박물관 건립 100주년 기념 프로젝트

    지배 계층으로서 학문과 예술을 연마하고 절제를 미덕으로 삼아 고유한 미감을 발전시켰던 양반의 문화가 드러나 있는 당시의 미술품과 공예품 등은 2부 ‘양반 계층의 삶’에서 선보인다. 특히 당시 최고의 궁중 화원들인 이명기김홍도가 함께 제작한 보물 제1487호인 ‘서직수 초상’은 초상화 속 얼굴의 굴곡과 얼굴빛은 짧고 부드러운, 무수하게 많은 필획으로 표현되었고, 얼굴의 점, 검버섯, 주름 등 세부적인 피부의 특징도 놓치지 않은 명작이다. 서양의 초상화와는 또 다르게 섬세하고 독특한 화법의 조선시대 초상화가 이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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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에 들어 고려시대에 번성했던 불교는 세력이 약해지고 유교가 사회에 뿌리내리며 사람들의 의례와 신앙생활도 변화를 맞이하였다. 따라서 양반가에서는 사당을 지어 신주를 모셔 놓고 제사를 지냈다. 4부‘신성한 공간’에는 제사에 사용되었던 제기들과 함께, 일종의 이동식 사당이었던 ‘감모여재도’가 출품된다. 사당을 그린 그림인 감모여재도는 조상을 사모하는 마음을(感慕) 실제로 계실 때처럼 해야 한다(如在)는 뜻이 담겨 있다. 한편 불교는 유교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내세, 기복 등의 문제를 담당하며 명맥을 이어나갔다.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비는 불교 의식의 모습을 그린 ‘감로도’는 그러한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전시품들은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전통과 종교의식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 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의 한국실 개선 지원

    또한 전시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다양한 삶의 활동을 품은 조선의 수도 한양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도 함께 보여준다. 과거에 급제한 사람의 기쁨에 찬 행렬의 모습을 그린 ‘삼일유가도’, 말징을 박는 모습에서 말과 사람의 행동과 감정까지 생생하게 포착한 조영석의 ‘말징박기’ 등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그림들과, 섬세하고 화려한 자수로 장식한 활옷, 어린아이의 색동마고자, 노리개, 안경집 등 은 당시 남녀노소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품들이다. 한국인의 옛 풍습을 상상하고 그려볼 수 있는 친근한 전시품 구성으로 현지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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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은 현대 한국과 가장 가깝게 연결된 시대이기 때문에 조선의 역사와 문화를 보면 현재의 한국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으며, 당시를 증명해주는 기록이나 유물이 가장 많이 보존되어 남아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현대 한국사회의 근간을 알린다는데 의의가 있으며, 수준 높은 작품이 망라되어 한국 전통문화의 독창성과 미감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더구나 한류가 인기를 얻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처음으로 본격 소개하는 전시여서, K-Pop 등 대중문화 중심인 한류가 전통문화로 지평을 넓혀가고, 싱가포르 국민들이 한국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제공 |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
    원고편집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