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NE

50호


박물관이 신났다

어린이 박물관 프로그램

이번에 신규 개설되어 운영 중인 어린이박물관 프로그램 <집으로 가는 역사 속 비밀의 문>에서는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실 내 주거영역과 연계하여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우리나라 주거문화에 대해 살펴본다. 본 프로그램은 상설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는 청동기 시대의 움집과 고구려 집, 그리고 기와와 관련된 내용을 학습함으로써 전시와 연계하여 한국의 주거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호 뮤진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주말프로그램 <집으로 가는 역사 속 비밀의 문>을 소개한다.

집에 담긴 역사와 문화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인 의식주 중에서 ‘주’, 즉 우리말로 집은 우리의 먹는 것과 입는 것을 모두 포괄하는 공간으로써 가족이라는 사회적 기본단위를 담고 있는 그릇과 같은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주거형태의 변화는 사회와 문화의 흐름을 반영해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대표적 전통가옥인 한옥은 한국인만의 미감과 생활방식이 반영된 독창적인 구조와 건축양식 등으로 인해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서구화된 생활방식과 도시화로 인해 우리의 주거양식도 변화를 거듭해 왔고, 전통가옥은 찾아보기 드물어 희소가치마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어린이박물관에서 운영 중인 주말프로그램 <집으로 가는 역사 속 비밀의 문>은 어린이들에게 우리 역사 속에서 ‘집’이 어떻게 변화해왔나를 보여주고 한국인만의 독특한 주거문화를 이해시킴으로써 자긍심을 일깨워주는 좋은 체험이 될 것이다.

집에 대한 비밀을 푸는 다섯 개의 열쇠

수업은 슬라이드를 바탕으로 한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각자에게 주어진 활동지 속 문제를 풀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수업내용에는 역사 속 다양한 집의 형태, 한국의 주거문화의 특성 등에 대해 알아보기, 전시실 탐험하기, 전시실에서 관찰한 것을 그리기 등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역사 속 비밀의 문’을 열기위한 ‘다섯 개의 열쇠’라고 명명한 꼭지들로 강의가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열쇠에서는 시대 순에 따른 집의 변화에 관한 것으로 구석기시대의 동굴에서부터 현대의 아파트까지 주거문화의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신석기시대 사람들은 왜 움집을 짓고 살았을까요?” 하고 선생님이 묻자, 아이들은 “따뜻하니까요.”, “음식을 조리해 먹을 수 있어요.” 등 저마다의 의견들을 쏟아내었다.
두 번째 열쇠에서는 한국 주거양식의 특징적인 부분에 대해 공부해보는 코너로 온돌의 역사와 원리 그리고 마루의 종류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온돌로 난방을 하는 원리에 대해 선생님이 설명하자 신기한 듯 관심어린 눈빛을 보내는 아이들도 있었다.
세 번째 열쇠에서는 샛집, 너와집 등 기후와 지역에 따른 집의 종류를 알아보고, 네 번째 열쇠에서는 박물관 교육프로그램에서만 접할 수 있는 ‘유물 속에 표현된 집’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부분에서는 가야와 고구려의 집 모양 토기들과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의 ‘기와이기’ 풍속화를 슬라이드를 통해 관찰해보았는데 활동지에 있는 김홍도 그림을 보며 그림 속 인물들이 뭐라고 말을 할까 상상하며 말풍선을 달기도 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열쇠는 미래의 집을 상상해서 그리는 시간으로 미래의 가상주택을 담은 영상을 본 후 각자 상상한 나만의 미래 집을 그려보는 내용이었다. 짧은 시간이라 아이들이 충분히 상상하고 그릴 만한 여유는 안됐지만 집에 대해 공부한 여러 가지 것들을 정리해보는 차원에서 좋은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전시실 주거영역 탐험하기

강의가 끝난 후 아이들은 선생님을 따라 전시실 탐험에 나섰다. 어린이박물관 입구에 위치한 선사시대 움집을 재현한 모형과 고구려 집 모양 토기를 본 딴 모형 속에 들어가 둘러보며 역사를 넘나드는 체험도 했다. 초등학생들이라 그런지 기본적인 역사상식이 있어 선생님의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기와체험 코너에서 다양한 무늬의 수막새들까지 관찰한 후 교실로 돌아와 관찰한 것을 토대로 나만의 기와 문양을 그려보는 것으로 80분의 수업이 끝이 났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활동지의 내용이 흥미로웠다며 또 참가해보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문화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전통가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더욱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해본다.
어린이박물관 프로그램 <집으로 가는 역사 속 비밀의 문>은 2014년 3월부터 6월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14시 30분부터 15시 5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취재 및 원고작성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 MUZINE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