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NE

49호


박물관이 신났다

어린이 박물관 프로그램

토우는 흙으로 사람의 형상 뿐 아니라 동물 등을 본 따서 만든 주술용 또는 부장용 인형을 말한다. 한국에서 토우는 통일신라시대 고분에서 주로 출토되었는데 비록 작지만 다양한 모양의 토우들을 통해서 신라시대 사람들의 삶을 추측해 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신라시대 사람들이 악기를 사용하고 노래와 춤을 즐겼다는 사실을 토우에서 엿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내용에 착안하여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는 <흙 인형(토우)과 함께 춤을> 이라는 유아대상 교육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하여 운영 중이다.

토우에 대해 알아봐요

청명한 가을 날씨가 돋보이는 10월의 어느 날, 호기심어린 표정의 유치원 어린이들이 짝을 지어 손을 맞잡고 줄을 서서 어린이박물관 교실에 들어선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유아단체프로그램 <흙 인형(토우)과 함께 춤을>에 참여하기 위해서이다.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워밍업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한 간단한 신체놀이를 하고 착석한 후 강사선생님의 토우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선생님은 신라시대 토우를 닮은 인형을 한손에 들고 어린이들에게 토우가 왜, 언제 만들어졌는지, 어떤 모양들이 있는지, 또 토우를 관찰함으로서 무엇을 알 수 있는지 등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쉬운 언어로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재미있게 설명해나갔다.

변신! 변신! 토우로 변신~!

짧은 강의가 끝나고 신라시대 토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실에서 가야금, 거문고 등의 악기와 실재 토우를 복제한 유물들을 관찰하며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 후 이번 수업의 하이라이트인 신라의 토우가 되어보는 놀이를 해보았다. 선생님의 “변신! 변신! 비파 연주하는 토우로 변신!”하는 구령에 어린이들은 깔깔거리며 아까 본 토우처럼 비파 연주하는 자세를 취해본다. 새, 원숭이, 코끼리 등의 갖가지 동물 토우들을 몸짓으로 만들어보고, 신라 사람들이 되어 잔치도 벌였다. 가장 잘한 친구들은 신라의 왕과 왕비가 되어 멋들어진 신라시대 복장을 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폴짝폴짝 맘껏 뛰고 소리 지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맞춤형 전시해설 프로그램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의 만들기나 그리기 위주의 박물관 교육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집중시간이 짧고 활동적인 유아들의 특성을 고려한 신체표현활동 방식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굳이 유아대상 교육프로그램의 주제로 ‘토우’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아들은 아무래도 학습보다는 직접 몸으로 하는 신체활동이나 체험 등이 집중하기에 알맞아 유물과 관련된 신체활동을 생각하다가 토우가 신라인의 음악과 춤의 세계를 표현했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한다. 예상대로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흙 인형(토우)이라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유물과 신체활동을 주로 하는 수업방식 때문인지 호응이 좋은 편이다. 또한 프로그램 관련해서 장애인 단체에서도 문의가 많아 어린이박물관에서는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신체활동 위주의 프로그램도 고려중이라고 한다.
어린이박물관 프로그램 <흙 인형(토우)과 함께 춤을>은 올해 12월까지 매주 화요일, 목요일 10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유치원 교실을 벗어나 아이들과 어린이박물관에서 맘껏 뛰놀며 신라시대 악사가 되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

취재 및 원고작성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 MUZINE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