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NE

48호


지금 박물관에서는 I

새롭게  ‘가야’를 만나다

2013년 7월 30일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의 가야실이 새 옷을 갈아입었다. 이는 지난 몇 년간 국립중앙박물관이 순차적으로 진행해 온 통사적 전시개편의 일환으로서 중·근세관의 고려실, 조선실 등과 선사·고대관의 구석기실, 신석기실, 고조선실 등에 이은 마무리 단계에 해당하는 전시실 개편으로 총 400 여점의 유물들이 전시되었다. 새로운 가야실을 만나보자.

삼국시대와 함께 해온 가야의 역사

1. 바퀴 달린 잔 / 2. 집모양토기 / 3. 짚신모양토기

가야는 2,000년 전 남쪽의 해안지역에서 시작되어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과 무려 600년 동안이나 어깨를 나란히 해오다 역사 속으로 조용히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삼국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독립된 정치체제를 형성하고 독창적인 문화를 창조한 가야는 철기, 토기, 그리고 이름처럼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우리 고유의 악기 가야금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화유산을 남겼다.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에 마련된 가야실은 자칫하면 간과하기 쉬운 가야의 역사를 그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유물들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 바퀴 달린 잔
  • 집모양토기
  • 짚신모양토기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춘 전시기법

1. 개편된 가야실 / 2. 갑옷, 말갖춤 전시 / 3.독립진열장에 전시된 말 모형

이번 가야실의 전시는 크게 가야의 탄생, 전기가야, 후기가야 그리고 가야 사람들의 생활과 대외교류를 다룬 가야문화로 구성되어 있다. 백제실과 신라실의 중간에 위치한 가야실로 들어서자, 가야의 특징적 문화유산인 철기와 토기에서 도출해 낸 듯 보이는 적갈색과 회색을 주 조색으로 하여 꾸민 전시실 디자인이 가야문화의 특색을 느끼게끔 분위기를 유도한다.

전시의 도입부 패널에는 대중들에게 ‘구지가’로 잘 알려진 『삼국유사』 속의 금관가야와 대가야의 건국신화를 소개하여 가야에 대한 관람객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전시실 전체에 걸쳐 가야시대의 대표적 유물들인 철기와 토기를 시대적 흐름과 출토지역의 특징에 따라 비교 전시함으로서 가야의 역사와 변화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가장 눈에 띄는 전시물은 전시실 중앙에 위치한 독립진열장 속에 전시된 가야 무사의 상징인 판갑옷과 판갑옷의 제작공정 등을 담은 영상물, 그리고 각종 말갖춤들로 장식된 실재 크기에 가까운 말 모형이다. 영상물과 말 모형은 유물들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을 담은 보조 자료의 역할을 관람객들 눈높이에서 톡톡히 해낸다.

  • 개편된 가야실
  • 갑옷, 말갖춤 전시
  • 3.독립진열장에 전시된 말 모형

새롭게 소개되는 유물들

1.금귀고리와 팔찌 / 2. 배모양토기 / 3. 오리모양토기 / 4. 말장식 뿔잔

이번 가야실 개편은 최근 10여 년간 가야에 해당하는 김해, 창원 등의 지역에서 새롭게 발굴 조사된 자료를 정리하여 모아보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이번에 새로 선보인 가야시대 유물은 150여 점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창원 현동유적·김해 여래리 유적 출토 배모양토기는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는 자료로, 이 유물을 통해 가야시대 선박의 형태를 추측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역시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김해 망덕리 유적 출토 오리모양토기는 머리에 엎드려 있는 사람 모양의 토우가 붙어 있어 기존에 보아왔던 오리모양토기들과는 다른 독특한 조형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 밖에 금귀고리를 중심으로 하는 장신구들과 가야 사람들의 식생활을 보여주는 가야고분에서 출토된 팥, 밀, 참다랑어뼈, 복숭아씨 등의 전시는 가야시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볼거리들이다. 또한 인접한 백제실, 신라실의 유물들과 비교하며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 금귀고리와 팔찌
  • 배모양토기
  • 오리모양토기
  • 말장식 뿔잔

글 :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 이재정 학예연구관 , 원고편집 및 정리 : 국립중앙박물관 문화교류홍보과 MUZINE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