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NE

48호


글로벌코리아

영국박물관 샤스차 프리위

셰익스피어, 산업혁명, 비틀즈, 펑크문화...영국을 대표하는 단어는 이처럼 다양하고 많은 것 같다. 한때 전 세계를 호령했던 대영제국의 산실이었던 유서 깊은 도시, 런던에는 과거의 영광을 말해주는 듯 '로제타스톤' 등을 비롯한 전 세계 각 문명을 망라하는 800만점 이상의 유물과 민속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영국박물관(The British Museum)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2000년 신설된 396.72㎡ 규모의 한국 전시실은 구석기 유물부터 청자•백자 등 조선 후기 미술품 250여 점을 전시하며 한국미술과 문화를 알리는 대표주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호 웹진에서는 영국박물관의 중국과 한국미술을 담당하고 있는 큐레이터 Sascha Priewe와 이야기 나누어 보았다.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답변 저는 런던대학교와 옥스포드대학교에서 중국미술과 고고학을 공부하고, 현재는 영국박물관에서 중국미술품과 한국미술품을 다루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유물 다루는 일에 대한 관심이 많아 몇몇 박물관들에서 인턴과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다가 2009년 다행히도 영국박물관에서 현재의 직위로 채용되어 중국미술기획전의 공동 큐레이터로 합류하게 되었죠. 빼어난 수준의 소장품들, 열성적인 관람객들 그리고 박물관 안팎의 멋진 동료들로 인해 저는 영국박물관에서의 일을 매우 즐겨오고 있습니다.
중국미술 전공자로서 한국미술과 고고학 분야까지 저의 포트폴리오 영역을 확장시키는 일은 어렵고도 매우 보람된 작업이죠. 한국 국제교류재단의 후원으로 방문중인 국립 중앙박물관의 이수미 박사 같은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얻어가며 일하고 있습니다.

영국박물관 큐레이터 샤스챠 프리위 (sascha priewie)

영국박물관은 언제부터 한국미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나요?

답변 19세기 후반 영국이 세계 곳곳에 영토를 넓혀갈 즈음부터 영국 박물관은 한국 미술품들을 수집하기 시작 했습니다. 실은 올해 2013년에 한•영 수교 130주년을 맞이하였죠. 한국과 영국의 외교관계 수립 즈음 한국을 방문한 영국인들이 수집한 미술품들을 나중에 박물관에 기증하거나 매도한 것이 시초였습니다.

영국박물관 한국전시실모습

한국미술품 소장규모와그 동안 개최되었던 관련 전시들을 소개해주세요.

답변 한국 미술품들은 현재 2곳의 부서에 나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화폐와 메달 담당 부서 (The Department of Coins & Medals)에는 한국 동전들, 작은 장식품들과 지폐들로 동아시아 화폐 전문 큐레이터인 헬렌 왕 박사가 관리하고 있고, 아시아미술 부서는 나머지 모든 한국미술의 영역들-선사시대에서 현대까지- 모든 미술품들을 다룹니다. 영국박물관은 총 4,000여점의 한국미술품을 소장하고 있고 이 중 1,500점 가량은 아시아미술 부서에 나머지는 화폐와 메달 담당 부서에 속해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미술관련 전시가 몇 번 개최되었죠. 1984년 'Treasures from Korea' 전은 49,934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갔고, 2007년 'Object in Focus' 에서는 영국박물관의 대표적인 한국미술품인 백자 달 항아리를 중점적으로 전시했었습니다. 1997년 'Arts of Korea' 전은 삼성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장기간에 걸쳐 개최되었는데 이 전시가 2000년 한국전시실 설립의 서막을 여는 역할을 했죠. 영국박물관의 한국미술품은 영국도서관, 국립중앙박물관과 한혜주 화정박물관장의 도움으로 점점 증대되어가고 있습니다.

한국미술과 문화는 유럽인들에게 여전히 낯설다고 보여집니다. 이런 가운데 관람객들은 한국미술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 채재공 초상화 이명기 作 조선 1789 영국박물관 소장
  • 흑광율 0819, 정해조作 2008 영국박물관 소장
  • 천화 무늬 그릇 고려 12세기 영국박물관 소장

답변 2012년에 한국전시실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었기 때문에 매우 시의 적절한 질문인 것 같네요. 조사결과, 55%의 관람객들은 한국이란 나라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전시실을 찾는답니다. 이것은 즉 한국전시실이 관람객들에게는 한국을 처음 접하는 장소가 된다는 것이죠.

전반적으로 전시실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관람객들의 한국미술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기는 어려우나, 그들이 즐겁게 관람했다는 것은 한국미술품의 강한 매력을 반영한다고 이해할 수 있겠죠. 한국미술관련 심포지엄이나 갤러리 토크가 인기 있는 것으로 봐서는 한국의 문화와 미술이 매우 긍정적으로 보여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관련 교육 프로그램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답변 영국박물관은 한국관련의 광범위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미술 담당자들과 외부 전문가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한 전시해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죠. 그리고 대한항공의 후원으로 제작된 박물관 멀티미디어 가이드에도 한국전시실 특별관람코스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종일 또는 반일 동안 진행되는 한국관련 정기 컨퍼런스와 심포지엄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런던대학교 아시아•아프리카 학과의 샬럿 홀릭 박사와 저는 한국학공동연구소를 설립하는 작업을 했고, 영국박물관에서 한국 미술과 문화관련 심포지엄이 2012년 9월 29일에 열렸죠.

철제 금은 입사 그릇 한 쌍 지름 21.7 cm, 조선 15~16세기, 영국박물관 소장

앞으로의 계쇡을 말씀해 주세요.

답변 저희는 계속해서 한국국제교류재단,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협력해 나아갈 예정입니다. 지속적으로 상설 전시를 업데이트하기 위해서 국립중앙박물관에 영국박물관 소장품에는 없는 유물들의 장기대여를 지속적으로 요청할 것입니다.

영국박물관 한국전시실모습

최근 2011년에는 울산박물관 개관특별전 <신화의 세계, 환상의 동물이야기>를, 2010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특별전 <그리스의 신과 인간>을 비롯한 몇몇 전시를 한국에 보내왔습니다. 앞으로도 한국박물관에서 영국박물관의 전시들을 더 자주 개최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및 정리-국립중앙박물관 문화교류홍보과 MUZINE 편집실 / 사진제공- 영국박물관 (the british 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