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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물박사 : 승탑하고 석등은 모두 1층, 그러니까 단층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모양새가 어떻게 다른지, 금방 알 수가 있습니다. 우선 아까 본 염거화상탑을 잘 떠올려 보세요. 머리에 해당하는 상륜, 몸통에 해당하는 탑신, 그리고 기단.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잖아요. 기단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나나요? 불상의 대좌처럼 넓게 생긴 지대석이 탑신을 받치고 있었죠. 그런데 석등은 승탑처럼 단층이지만, 기단 부위가 다르게 생겼거든요. 저기 있는 ‘나주 서문 석등’을 한번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석등은 간주석이라고 부르는 가늘고 긴 기둥처럼 생긴 받침기단이 등이 놓이는 몸통 부분을 받치고 있는 모습들을 하고 있습니다. 등이 놓이는 몸통 부위는 ‘불발기집’이라고 부르는데요, ‘고달사 쌍사자 석등’처럼 사자들이 간주석 아래에 장식되어 불발기집을 떠받쳐 주고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는 석등들도 있습니다. 석등은 주로 절에서 불상을 모셔 둔 법당 앞에 세워져 절의 경내와 불당을 밝혀주기 위해 쓰이던 석조물이었으니까 승탑하고 그 쓰임새가 기본적으로 전혀 다른 탑이었던 거죠.
- 고달사 쌍사자 석등(보물 제282호) |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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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박사 : 문화재는 아주 귀중하고 소중하게 다뤄져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문화재를 가지고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국보 제86호로 지정되어
있는 ‘경천사 십층석탑’은 일본강점기 시절 일본인에 의해 밀반출될 때
훼손되었다가 다시 복원된 탑으로 현재 박물관 ‘역사의 길’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고려시대 때 만들어진 경천사 십층석탑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대리석을
사용하여 만든 탑인데요, 다른 석탑들의 기단부가 대부분 사각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 것과 달리 기단이 아(亞)자 모양을 하고 다각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아주 독특한 모양의 석탑이죠. 손오공이
등장하는 서유기를 포함하여 보살, 나한, 인물, 화초 등의 조각이 석탑 전면에
섬세하게 새겨져 있는 매우 아름다우면서도 귀중한 유물입니다. - 경천사 십층석탑ㅣ국보 제86호ㅣ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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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박사 : 비록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배척한 시대였다곤 하나, 조선시대에도
석탑은 역시 제작되었습니다. 더욱이 아주 재미있는 사실은 조선시대의 석탑들이
조선 왕실의 후원 속에서 세워졌다는 겁니다. 종로의 탑골공원 안에 있는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그 대표적인 석탑으로 손꼽아 볼 수 있겠는데요,
그 탑은 좀 전에 말한 고려시대의 경천사 십층석탑을 본떠 만들어진 탑이기도
하고 조선시대의 석탑들 중 유일하게 대리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 이전처럼
활발하지는 않았지만, 숭유억불정책이 지배하던 조선시대에도 석탑은 계속
제작되고 있었던 거지요. 참고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석탑을 몇 개 소개해
드리면 강원도 양양의 ‘낙산사 칠층석탑’, 경기도 여주의 ‘신륵사 다층석탑’을
손꼽아 볼 수 있겠습니다. - 원각사지 십층석탑ㅣ국보 제2호ㅣ조선 1465년
